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눈 내리는 겨울에 읽으면 더 마음 아프게 와닿는, <줄리아나 도쿄> 한정현
    독서 기록 2023. 1. 21. 00:41
    300x250

    안녕하세요.

    일상의 순간을 나누고픈

    조이입니다.

     

    오늘은 너무너무 좋게 읽은 책,

    한정현 작가님의 <줄리아나 도쿄>에 대한

    감상을 나눠보려고 해요.

     

    스포가 있으니

    신경 쓰지 않는 분이나 다 읽으신 분들만

    아래 내용을 읽어 주세요.

     

     

    <줄리아나 도쿄>는

    데이트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는

    한주와 유키노를 중심으로

    여성, 성소수자, 노동자, 데이트폭력 피해자, 미혼모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설이에요.

     

    처음에는 잔잔하게 감동하고

    그다음엔 마음 아파서 울다가

    마침내 미소 짓게 되는 책이었어요.

     

    읽을수록 눈처럼 쌓인

    인물들의 아픔과 상처가 드러나면서

    점점 무겁고 슬펐지만,

    서로가 서로를 의지해 가고

    결국엔 소중한 사람을 위해 강해지는 그들을 보면서

    역시 사랑과 다정, 사람이 인간을 구원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사람이 누군가를 구원할 수 있겠나 싶다가도

    이런 이야기들을 보면

    사람을 구원하는 건 역시 사람이겠구나 싶어요.

    고양이나 강아지도 있겠지만요.

     

    별점을 준다면 5개 만점에 5개를 주고 싶어요.

     

     

    이야기 전체에서 저는

    신뢰와 다정, 사랑, 호의라는 단어가

    떠올랐어요.

     

    신뢰와 관련해서 떠오르는 에피소드는

    줄리아나 도쿄와 전공투의 단상과 관련해

    논문을 발표한 김추와 그의 어머니와의 한 장면이에요.

     

    김추의 어머니는 김추를 앞에 두고

    가방에서 칼을 꺼내 들면서

    아들에게 왜 놀라지 않느냐고 물었어요.

    김추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당신이니까 그렇다고

    속으로 대답을 했죠.

     

    내 앞에서 칼을 꺼내도

    날 해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을 갖게 하는 사람이

    여러분에게는 누가 있나요?

    아주 많지는 않을 거라 생각해요.

    한 치의 의심 없이 신뢰하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라

    읽으면서 굉장히 와닿았어요.

     

     

    다정과 호의와 관련해서는

    꼬치 굽는 노인과 유키노의 대사가 기억나요.

    노인은 한주가 일본에서 처음으로 마음 붙이고 살 수 있도록

    도와준 고마운 사람이죠.

    최근에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함으로써

    사람을 도와주는 것에 대한 글을 읽었는데

    그 글이 떠올랐어요.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지만 애써서 보여준 호의가

    때로는 누군가를 살게 하죠.

     

    유키노는 한주에게 호의적임을 표현하기 위해

    부산을 좋아한다고 말해주어요.

    한주는 마음의 벽이 무너져 내림을 느껴요.

    그리고 사실은 한국말을 하지 못한다는,

    그 말에 담긴 속마음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듯해요.

    이 부분이 한주가 성장을 시작한 지점이라 생각해요.

    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걸 자각했으니까요.

     

    그리고 한주가 유키노의 구원이 된 건

    "제 자리에 있어주세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가 아닐까 싶어요.

    유키노는 여러 지역을 다니면서 다녔고

    성소수자로 사회에 소속되지 못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경험도 있어요.

    그런데 '제 자리'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연대감이

    유키노의 마음을 땅에 뿌리내리게 해 주었을 것 같아요.

     

    이 '자리'와 관련해서는

    유키노의 엄마도 생각이 나는데요.

    유키노는 엄마가

    아버지가 되어 주고 싶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해요.

    유키노의 엄마가 혼자서는, 엄마로서는

    유키노의 주변을, 자리를

    온전히 채워줄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는 게

    마음 아팠던 부분이에요.

    미혼모를 보는 부정적인 사회적 시선 때문이겠죠.

     

     

    결말 부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죠.

     

    말이 없던 한주는

    김추의 논문 발표장에서

    마이크를 들고 당당히 소속은 없다며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해요.

    사회가 만든 소속은 없어도 될지 몰라요.

    내가 믿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요.

     

    그렇게 한주는 자연스럽게 횡단보도를 건너는

    발걸음을 내디뎌요.

     

    유키노는 분명 괜찮을 거예요.

    그를 사랑하는 사람이

    그를 향해 걷고 있으니까요.

     

     

    많은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데

    흩날리지 않고 모두 연결되어 있는

    촘촘한 책이었어요.

     

    한정현 작가님의 <줄리아나 도쿄>,

    오랜만에 너무 좋았던 책이라

    정말 추천합니다.

    300x250

    댓글

Designed by Tistory.